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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 무기력감은 왜 전염되는가?  | 유민희 고려대학교 겸임교수

By KMA 2025년 06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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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직검사 : 전문가와 파헤치는 조직에 관한 모든 것

조직 내 무기력감은 왜 전염되는가?

Published On
2025년 6월 2일
10 min read

A Columnist

유민희 교수

고려대학교 겸임교수
숭실대학교 겸임교수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겸임교수
FMVC 컨설팅 수석강사
현) 산업인력관리공단 공동훈련센터 평가위원
『내일 전환』 공저

 🧑‍⚕️ 조직검사 : 전문가와 파헤치는 조직에 관한 모든 것

조직 내 무기력감은 왜 전염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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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2025년 5월 9일
10 min read

A Columnist

유민희 교수

고려대학교 겸임교수
숭실대학교 겸임교수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겸임교수
FMVC 컨설팅 수석강사
전) 산업인력관리공단 공동훈련센터 평가위원
『내일 전환』 공저

#INTRO

조직에 관한 전문가의 고찰을 담은 '조직검사'. 이번 검사는 조직 내 무기력감으로 고려대학교 유민희 겸임교수가 진단한다.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의 '학습된 무기력 이론'을 바탕으로 조직 내에서 흔히 겪는 학습된 무기력에 대해 알아보고 그 원인과 해법을 알아본다. 무기력감이 생기는 배경은 무엇이며 어떻게 주변 사람에게 전염되는 것일까? 무기력을 이겨낼 수 있는 조직문화는 무엇일까?

‘말해도 소용없다’, ‘어차피 안 될 거야’, ‘달라지는 게 없으니 굳이 나서지 말자.’

조직 내 무기력감을 대표하는 표현들이다. 의견을 내도 무시당하고 개선을 시도해도 번번이 좌절당하며, 보상은 커녕 오히려 리스크만 증가할 때 자연스럽게 이러한 인식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 인식은 주변 동료들에게도 빠르게 퍼져나간다. 하나의 팀, 하나의 부서, 나아가 전사(全社)적인 침묵과 체념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이 처음 제시한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 이론’은 본래 동물 실험에서 비롯되었다. 반복적으로 피할 수 없는 고통에 노출시킨 실험동물이 나중에는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스스로 벗어날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그는 반복된 실패나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서 인간이 시도 자체를 포기하게 되는 심리 상태를 '학습된 무기력'이라고 정의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조직에서도 똑같이 작동한다. 상사의 방향이 늘 정해져 있고, 구성원들의 의견이 묵살되고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개선될 여지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노력해도 결과가 바뀌지 않는다면 결국 도전이나 개선을 멈추게 된다. ‘해도 안 된다’는 경험이 반복되면, 나중엔 ‘해볼 생각조차 하지 않게’ 되는 집단적 체념을 학습한다. 이것이 바로 조직 내 ‘학습된 무기력’의 시작이다. 자신의 목소리가 무시당하거나, 노력해도 보상이 따르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면 ‘시도해봐야 뭐 하겠나’ 하는 마음이 생기고, 이들이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해도 조직이 반응하지 않거나 오히려 불이익을 주는 경험을 반복하면 무기력은 빠르게 자리 잡는다. 이렇게 형성된 감정은 조직의 분위기를 지배하게 되고, 구성원들은 자연스럽게 에너지와 창의성을 잃어가게 된다.

왜 무기력은 이토록 쉽게 전염되는 걸까?

‘말해도 소용없다’, ‘어차피 안 될 거야’, ‘달라지는 게 없으니 굳이 나서지 말자.’

조직 내 무기력감을 대표하는 표현들이다. 의견을 내도 무시당하고 개선을 시도해도 번번이 좌절당하며, 보상은 커녕 오히려 리스크만 증가할 때 자연스럽게 이러한 인식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 인식은 주변 동료들에게도 빠르게 퍼져나간다. 하나의 팀, 하나의 부서, 나아가 전사(全社)적인 침묵과 체념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이 처음 제시한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 이론’은 본래 동물 실험에서 비롯되었다. 반복적으로 피할 수 없는 고통에 노출시킨 실험동물이 나중에는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스스로 벗어날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그는 반복된 실패나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서 인간이 시도 자체를 포기하게 되는 심리 상태를 '학습된 무기력'이라고 정의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조직에서도 똑같이 작동한다. 상사의 방향이 늘 정해져 있고, 구성원들의 의견이 묵살되고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개선될 여지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노력해도 결과가 바뀌지 않는다면 결국 도전이나 개선을 멈추게 된다. ‘해도 안 된다’는 경험이 반복되면, 나중엔 ‘해볼 생각조차 하지 않게’ 되는 집단적 체념을 학습한다. 이것이 바로 조직 내 ‘학습된 무기력’의 시작이다. 자신의 목소리가 무시당하거나, 노력해도 보상이 따르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면 ‘시도해봐야 뭐 하겠나’ 하는 마음이 생기고, 이들이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해도 조직이 반응하지 않거나 오히려 불이익을 주는 경험을 반복하면 무기력은 빠르게 자리 잡는다. 이렇게 형성된 감정은 조직의 분위기를 지배하게 되고, 구성원들은 자연스럽게 에너지와 창의성을 잃어가게 된다.

학습된 무기력은 단지 개인의 심리 현상이 아니다. 반복되는 무시와 실패, 변화 없는 시도들이 쌓이며 조직 전체에 퍼지는 정서적 전염 현상이다. 사회적 감염social contagion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주변 사람의 감정이나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모방한다. 특히 조직처럼 밀접하게 상호작용을 하고 위계가 명확한 구조에서는 상사의 태도나 선배의 반응이 강력한 기준이 된다. 의욕 없는 상사, 냉소적인 동료, 아무리 해도 바뀌지 않는 회의적인 문화는 조직 전체에 ‘포기’를 학습하게 만든다. 어느새 구성원 개개인의 태도를 바꾸고, 팀 전체의 분위기마저 가라앉게 하고 궁극적으로 조직의 창의성과 실행력을 무너뜨린다.  

심리학자 리차드 해크먼Richard Hackman은 저서 <성공적인 팀의 5가지 조건>에서 팀 내 역동성을 설명하며 “조직 내 무기력은 침묵을 통해 퍼진다”고 말했다. 아무 말 하지 않는 구성원, 수용하지 않는 리더, 시도하지 않는 팀이 늘어날수록, 조직 내 무기력은 감기처럼 번진다. 특히, ‘말해도 바뀌지 않는다’는 인식은 마치 공기처럼 퍼지고, 그 안에서 일하는 구성원에게 자신들도 모르게 영향을 끼치게 된다. 한두 명의 의욕 없는 태도, 반복되는 건성 피드백, 매번 지지부진한 회의는 결국 ‘우리는 안 되는 조직’이라는 정체성을 형성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전략이나 인재가 투입되어도 변화가 일어나기 어려워진다. 심지어 원래 의욕이 넘치던 사람조차 점차 에너지를 잃게 된다.

왜 무기력은 이토록 쉽게 전염되는 걸까?

학습된 무기력은 단지 개인의 심리 현상이 아니다. 반복되는 무시와 실패, 변화 없는 시도들이 쌓이며 조직 전체에 퍼지는 정서적 전염 현상이다. 사회적 감염social contagion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주변 사람의 감정이나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모방한다. 특히 조직처럼 밀접하게 상호작용을 하고 위계가 명확한 구조에서는 상사의 태도나 선배의 반응이 강력한 기준이 된다. 의욕 없는 상사, 냉소적인 동료, 아무리 해도 바뀌지 않는 회의적인 문화는 조직 전체에 ‘포기’를 학습하게 만든다. 어느새 구성원 개개인의 태도를 바꾸고, 팀 전체의 분위기마저 가라앉게 하고 궁극적으로 조직의 창의성과 실행력을 무너뜨린다.  

심리학자 리차드 해크먼Richard Hackman은 저서 <성공적인 팀의 5가지 조건>에서 팀 내 역동성을 설명하며 “조직 내 무기력은 침묵을 통해 퍼진다”고 말했다. 아무 말 하지 않는 구성원, 수용하지 않는 리더, 시도하지 않는 팀이 늘어날수록, 조직 내 무기력은 감기처럼 번진다. 특히, ‘말해도 바뀌지 않는다’는 인식은 마치 공기처럼 퍼지고, 그 안에서 일하는 구성원에게 자신들도 모르게 영향을 끼치게 된다. 한두 명의 의욕 없는 태도, 반복되는 건성 피드백, 매번 지지부진한 회의는 결국 ‘우리는 안 되는 조직’이라는 정체성을 형성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전략이나 인재가 투입되어도 변화가 일어나기 어려워진다. 심지어 원래 의욕이 넘치던 사람조차 점차 에너지를 잃게 된다.

성과 중심 조직이 빠지는 함정

많은 조직들이 이와 같은 무기력을 ‘성과 부족’의 결과로 오해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나친 성과주의나 강한 통제 구조가 무기력을 만드는 직접적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목표는 명확한데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자율성과 영향력이 주어지지 않을 때 구성원들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일에 떠밀리는 느낌을 받는다. 우울과 부정적인 인지, 자신감과 책임감 결여, 수동성의 특징을 보이며 이때부터 무기력이 시작된다. 노력이나 창의성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면 결국 어떤 시도도 하지 않게 된다. 조직은 효율을 위해 만든 구조로 인해 오히려 실행력과 활력을 잃는 모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무기력을 이겨내는 조직문화 만들기

그렇다면 조직은 이 무기력의 전염을 어떻게 차단하고,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학습된 무기력을 이겨내기 위해 조직심리학에서 제시하는 조직과 리더의 역할은 구성원들로 하여금 다시 ‘의미’를 느끼고 ‘작은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심리적 공간을 열어주라는 것이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구성원들에게 작은 영향력의 경험을 반복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학습된 무기력은 ‘아무리 해도 소용없다’는 반복에서 생기므로, 반대로 “내가 해서 바뀌었다”는 작고 구체적인 성공 경험이 누적되면 구성원은 다시 적극적인 시도를 할 수 있다. 부하 직원의 제안을 빠르게 수용하고 의견을 수렴해 회의 방식을 바꾸는 것처럼 즉각적인 피드백이 중요하다.

둘째, 실패에 관대하고 시도에 우호적인 조직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무기력은 시도 자체를 위축시킨다. ‘틀려도 괜찮다’, ‘의견을 낸다고 불이익은 없다’는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조직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다.

어떤 조직은 지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갖고, 또 다른 조직은 그 무게에 눌려서 주저앉아 버린다. 만일 우리 조직이 그 전환점에 서 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누가 틀렸는가’가 아니라 ‘왜 모두가 침묵하는가’를 묻는 일이다. 조직의 변화를 원한다면 가장 먼저 구성원들의 심리와 감정의 풍향부터 점검해야 한다. 구성원이 ‘말하고 싶은 분위기’인지, ‘해볼 만한 환경’인지, ‘해보면 바뀌는 경험’을 주고 있는지 말이다. 무기력은 전염된다. 하지만 회복력도 전염된다.

🩺 검사 결과

  • 학습된 무기력 이론 :  반복된 실패나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서 인간이 시도 자체를 포기하게 되는 심리 상태
  • 학습된 무기력은 개인을 넘어 팀과 조직의 창의성과 실행력을 무너뜨린다
  • 의욕 없는 구성원, 건성으로 피드백하는 리더, 시도하지 않는 팀이 늘어날수록, 조직 내 무기력은 전염된다
  • 지나친 성과주의나 강한 통제 구조가 무기력을 만들기도 한다
  • 구성원들로 하여금 '의미'를 느끼고 '작은 시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1) 구성원들에게 작은 영향력의 경험을 반복적으로 제공해라
    2) 실패에 관대하고 시도에 우호적인 조직문화를 조성해라

#KMA #칼럼 #조직검사 #무기력감 #조직내무기력 #성과중심

※ 본 아티클은 KMA한국능률협회의 의견과는 관계 없는 외부 필진 기고입니다.

성과 중심 조직이 빠지는 함정

많은 조직들이 이와 같은 무기력을 ‘성과 부족’의 결과로 오해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나친 성과주의나 강한 통제 구조가 무기력을 만드는 직접적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목표는 명확한데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자율성과 영향력이 주어지지 않을 때 구성원들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일에 떠밀리는 느낌을 받는다. 우울과 부정적인 인지, 자신감과 책임감 결여, 수동성의 특징을 보이며 이때부터 무기력이 시작된다. 노력이나 창의성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면 결국 어떤 시도도 하지 않게 된다. 조직은 효율을 위해 만든 구조로 인해 오히려 실행력과 활력을 잃는 모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무기력을 이겨내는 조직문화 만들기

그렇다면 조직은 이 무기력의 전염을 어떻게 차단하고,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학습된 무기력을 이겨내기 위해 조직심리학에서 제시하는 조직과 리더의 역할은 구성원들로 하여금 다시 ‘의미’를 느끼고 ‘작은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심리적 공간을 열어주라는 것이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구성원들에게 작은 영향력의 경험을 반복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학습된 무기력은 ‘아무리 해도 소용없다’는 반복에서 생기므로, 반대로 “내가 해서 바뀌었다”는 작고 구체적인 성공 경험이 누적되면 구성원은 다시 적극적인 시도를 할 수 있다. 부하 직원의 제안을 빠르게 수용하고 의견을 수렴해 회의 방식을 바꾸는 것처럼 즉각적인 피드백이 중요하다.

둘째, 실패에 관대하고 시도에 우호적인 조직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무기력은 시도 자체를 위축시킨다. ‘틀려도 괜찮다’, ‘의견을 낸다고 불이익은 없다’는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조직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다.

어떤 조직은 지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갖고, 또 다른 조직은 그 무게에 눌려서 주저앉아 버린다. 만일 우리 조직이 그 전환점에 서 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누가 틀렸는가’가 아니라 ‘왜 모두가 침묵하는가’를 묻는 일이다. 조직의 변화를 원한다면 가장 먼저 구성원들의 심리와 감정의 풍향부터 점검해야 한다. 구성원이 ‘말하고 싶은 분위기’인지, ‘해볼 만한 환경’인지, ‘해보면 바뀌는 경험’을 주고 있는지 말이다. 무기력은 전염된다. 하지만 회복력도 전염된다.

🩺 검사 결과

  • 학습된 무기력 이론 :  반복된 실패나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서 인간이 시도 자체를 포기하게 되는 심리 상태
  • 학습된 무기력은 개인을 넘어 팀과 조직의 창의성과 실행력을 무너뜨린다
  • 의욕 없는 구성원, 건성으로 피드백하는 리더, 시도하지 않는 팀이 늘어날수록, 조직 내 무기력은 전염된다
  • 지나친 성과주의나 강한 통제 구조가 무기력을 만들기도 한다
  • 구성원들로 하여금 '의미'를 느끼고 '작은 시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1) 구성원들에게 작은 영향력의 경험을 반복적으로 제공해라
    2) 실패에 관대하고 시도에 우호적인 조직문화를 조성해라

#KMA #칼럼 #조직검사 #무기력감 #조직내무기력 #성과중심

※ 본 아티클은 KMA한국능률협회의 의견과는 관계 없는 외부 필진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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