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를 만든 포지셔닝 전략

김동욱 차이커뮤니케이션 상무

✎ 에디터의 말

변화가 빠르고 경쟁이 치열한 시대에는 생존을 위한 비즈니스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불확실한 시대, 어떠한 포지셔닝으로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주제로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 김동욱 상무와 이야기 나눠봤는데요. 비즈니스에 참고할 만한 실제 브랜드들이 마케팅 사례가 있으니 눈여겨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불확실성의 시대, 익숙한 전략의 한계

김동욱 상무는 현재 우리가 직면한 시장 상황을 전례 없이 불확실하고 치열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 발전으로 디지털 환경이 변했고 레드오션이 된 온라인 시장, 기후 위기와 팬데믹의 여파까지 겹치면서 기업 경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기존의 안정적이고 익숙한 방식을 고수하는 기업은 도태되기 쉽다는 말도 덧붙였죠. 특히 ‘트렌드’는 금방 식어버리는 바람에 불과하며, 이를 좇는 전략은 위험하다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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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서 목표에 미쳐라 “Be Crazy, Achieve”

기업의 주 고객이 될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는 익숙한 것에는 자극을 느끼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들은 기성세대의 방식이나 안전한 선택보다는 예상치 못한 ‘파격’속에서 진정성을 감지해 내기도 하는데요. 단순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 과감하고 솔직하며 때로는 불편할 정도로 자기 주장을 담은 메시지에 끌립니다. 

타 브랜드와 비슷한 방식으로 인지도를 올리거나 소비 유도를 하고자 한다면 그 효과는 미비할지도 모릅니다. 남들과 같은 길을 가며 남들보다 조금 더 잘되기를 바랄 것인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며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할지 선택해야 하는 시대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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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그래피티 아티스트였던 ‘뱅크시’가 한 순간에 전 세계적 화가로 발돋움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크리스티 경매에 나온 뱅크시의 <풍선을 든 소녀>. 이 작품은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15억으로 낙찰 확정이 되려던 찰나, ‘땅땅땅’ 소리와 어떤 장치에 의해 파쇄기의 종이처럼 찢어졌습니다. 이 사건으로 미술계는 떠들석했고 뱅크시는 유명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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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하는 것만큼 해서는 ‘나’를 알릴 수 없고 브랜드를 알릴 수 없다고 김동욱 상무는 말합니다. 강력하고 확고한 입지를 가지려면 ‘미쳐야 한다’고 합니다. 기존 시장 질서에 균열을 내고 관심을 얻을 수 있는 세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관성적 생각을 뒤집어 성공한 브랜드

(1) Liquid Death 
헤비메탈이라고 하면 특유의 음악적 분위기 때문에 ‘담배’, ‘타투’, ‘맥주’ 같은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물 브랜드 Liquid Death의 창업자, 마이크 세사리오(Mike Cessario)는 한 헤비메탈 공연장에서 예상과는 다른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무대 위 가수가 들고 있던 것은 얼핏 맥주캔처럼 보였지만 그 안에는 물이 들어 있었던 것이죠. 그는 이 경험을 계기로, 건강을 생각해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지 않는 헤비메탈 가수들이 실제로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는 이들을 위한, 즉 ‘헤비메탈 팬을 위한 물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이미지 출처: Liquid Death

마이크 세사리오는 이렇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건강과 거리가 먼 제품은 마케팅이 재밌고 신선한데, 왜 건강함과 깨끗함을 추구하는 제품은 늘 진지하고 착하기만 할까?’ 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Liquid Death는 ‘물’을 색다른 방식으로 풀어냈습니다. 물을 맥주 캔에 담는 컨셉도 충분히 파격적이었지만 광고 모델로 포르노 배우를 섭외했습니다. 그 모델은 거침없는 언어로 제품의 장점을 얘기했고 이는 젠지(Z세대)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 브랜딩은 미국 젠지세대에게 인기를 끌어 Liquid Death는 엄청난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2) Billie 
빌리(Billie)는 미국의 여성 전용 면도기 브랜드입니다. 면도기를 판매하는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빌리는 “제모하지 않아도 괜찮아, 너는 지금 그 모습 그대로도 아름다워”라고 말합니다. 기존 광고들이 ‘매끈함’과 ‘자기관리’만을 강조해 왔다면 이 브랜드는 실제 체모가 있는 여성의 몸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고 여성이 체모를 드러내는 것에 부정적이던 사회적 시선에 당당했습니다. ‘당연함’을 부끄러워해야 했던 여성들의 서운한 마음을 위로하고 “우리 제품을 사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빌리의 메시지는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움직였는데요. 이는 결국 여성들의 높은 관심과 구매로 이어져 빌리는 유니콘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마무리하며

‘Liquid Death’는 ‘물’에 반항을 입혔고 ‘Billie’는 ‘제모’에 자유를 얹었습니다. 이 두 브랜드는 트렌드와 사회적 통념을 쫓지 않는 배짱으로 많은 팬을 얻었죠. 또 대부분의 브랜드가 ‘제품의 강점’을 내세울 때, 이들은 차별화된 메시지로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많은 발자국이 찍힌 익숙한 길을 벗어날 용기를 내어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기회를 먼저 마주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오늘의 인사이트!

1. 브랜드는 ‘무엇을 파는가’보다 ‘무엇을 말하는가’로 기억됩니다.
2. 혁신적인 파격에 공감을 더하면 실패하지 않습니다.